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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인문학>의 저자 얼 쇼뢰스는 빈민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친 것으로 유명하다.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웬 인문학?
그가 보기에, 빈민들이 겪는 박탈감은 <경제>적인 것이 아니었다. 빈민들에겐 그저 재활 교육이나 직업과 관련한 공부만 시켜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건 그야말로 어설픈 동정심이나 감상적 사치에 불과하다. 그들이 진정 박탈당한 것은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통찰할 수 있는 <정신적 자산>이었다.
한 번도 지적 풍요로움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보니 늘 충동에 내몰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범죄와 마약의 수렁에서 헤어날 길이 없는 것이다. 얼 쇼리스는 이렇게 주장한다. <빈민운동>이란 빈민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탐색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을 마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다시 말해, 그들이 철학적으로 무장하게 된다면, 그들은 더이상 충동에 몸을 내맡기지도 않을 뿐 아니라, 당당하게 정치적이고 공적인 실천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상적 모델이자 가능성을 그리스의 폴리스 정치에서 찾았다. 그때는 시민이 곧 철학자인 시대였다. 그때 시민들, 곧 자유인들은 직업도 없고 가난했을지언정, "먹고 자는 것에 매이지 않고, 공론을 자유롭게 논하는 것, 공적인 일에 자기 덕을 과시하는 것"을 가장 중시했다(고병권,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얼 쇼리스에 따르면, "폴리스의 경이로움은 대화 속에, 그리고 언제나 공적인 삶, 행동하는 삶 속에 존재했다(희망의 인문학).
그리하여 빈민들에게 재활 교육도 아니고, 사회의식화를 위한 시사평론도 아닌, 그리스 고전을 가르치는 코스를 개설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는 말한다. "고대 그리스 사회의 비범함은 인간이 예술, 문학, 수사학, 철학 그리고 자유라고 하는 독특한 개념으로 자신의 인간됨을 인식함으로써 자신을 재창조했다는 데 있다. 바로 그 재창조의 순간에, 고립됐던 개인적 생활이 끝나고 비로소 정치가 시작된 것이다(희망의 인문학).
[출처]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고미숙 지음, 북드라망, p12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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