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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떡
이부일
2018. 11. 11. 07:42
15층의 어느 방.
어둠이 짙어간다.
작은 빗방울을 머금다.
적막하다.
그때 소리가 밤하늘을 뚫는다.
찹쌀~~~~~떡!
찹쌀~~~~~떡!
고층 건물로 둘러쌓인 광화문 어느 지역.
그곳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리가 메아리친다.
호텔의 뷔페들,
고층건물 앞에 즐비하게 늘어선 맛집들,
그리고 카페들.
이런 것들과 경쟁되지 않을 것 같은 찹쌀떡을 들고 다니면서
외치는 어느 남자의 소리.
화려해 보이고 풍족해 보이는 도시의 밤하늘에
너무도 선명하게 울려 퍼진다.
그 사람은 알았을까?
화려함 속에 가려진 초라함.
풍족함 속에 가려진 궁핍함.
도시 속에 숨겨진 본향에 대한 향수.
아무도 듣지 않고,
반응할 것 같지 않은,
광야인 듯 광야 아닌 광야 같은 도시를 깨우고 있다.
마치
광야에서 세례 요한이
예수님의 오실 길을 준비하며
광야에서 외쳤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그 소리는
사람의 마음에 와닿았다.
단순하고, 꾸밈없지만
사람들의 외형을 뚫고
사람들의 깊은 내면을 깨우고 있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진짜 사람을.
소리는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소리는 내 마음을 하나님께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