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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이부일 2017. 10. 21. 21:27

대추 한 알

   - 장석주 -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